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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대가요

물방아 도는 내력, 박재홍, 1953년

by Ἀμφίων 2021.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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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방아 도는 내력

작사 손로원

작곡 이재호

노래 박재홍

벌표 1953년

회사 도미도레코드사

 

1953년에 발표된 이 노래는 참으로 기이하다. 1953년 한국전쟁이 막을 내리던 때, 즉 전쟁으로 황폐해질 때이다. 그런데 의외로 밝고 경쾌한 노래이다. 가사를 보면 전원적이다. 부와 명예도 싫고 고향으로 돌아가 길쌈 메고 새끼 꼬며 평범하게 살고 싶어한다. 서울도 싫어 고향으로 돌아가 봄이면 버들피리 불고 싶다 말한다. 그런데 '물방아 도는 내력 알아 보련다'는 무슨 뜻일까? 1절에도 '새들이 우는 속을 알아보련다' 3절에는 '뻐꾹새 우는 곡절 알아보련다' 말하고 있다.

 

 

 

가사


벼슬도 싫다마는 명예도 싫어
정든 땅 언덕 위에 초가집 짓고

낮이면 밭에 나가 길쌈을 매고
밤이면 사랑방에 새끼 꼬면서
새들이 우는 속을 알아보련다

서울이 좋다지만 나는야 싫어
흐르는 시냇가에 다리를 놓고

고향을 잃은 길손 건너게 하며
봄이면 버들피리 꺾어 불면서
물방아 도는 역사 알아보련다.

 

6.25 전쟁 직후 발표한 이 노래는 전쟁으로 인해 피폐해진 국민들의 마음을 도독거린 노래다. 당시 박재홍의 나이는 불과 27세였다. 이 노래로 인해 박재홍은 정치꾼들에게 공격을 당해 애를 먹었다고 한다. '길쌈'하다는 가사는 1954년 도미도레코드 판에는 '기심'으로 나왔다. 기심은 자신의 양심을 속인다는 뜻이다. 김매기는 논밭의 잡초를 뽑아 없애는 것을 말한다. 민초들에게 있어 정치꾼은 뽑아 없앨 기심에 불과했던 것일까? 아마 그럴 것이다.

 

음악사가들은 이 노래가 이승만이 주도한 1952년 일으킨 '부산정치파동'을 비판한 것이라고 한다. 그는 격변의 시대를 살면서 정치인들의 추잡한 모습을 풍자적으로 노래했던 것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하지만 작사간인 손로원은 정치를 비판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대중들은 비판적으로 해석했던 것이다.

 

다른 분들의 <물방아 도는 내력>

 

김연자가 부르는 <물방아 도는 내력>

 

주현미가 부르는 <물방아 도는 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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